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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과제 Today's Ravic

새벽 5시쯤 깨어있다가 함박눈을 맞고 들어온 룸메이트를 오랜만에 만났다.
바로 나가면서 지도교수님 아드님의 결혼식에 간다고 한다.
나이가 몇인가 하니 27이라고, 아! 나와 또래구나 그럼... 그 교수님 우리 아버지랑 또래시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솔직한 이야기로, 남들의 결혼 이야기를 들으면, 숨어있는 속물 근성인가?
아무래도 그 집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객관적인 이력으로 사람을 판단하는것은 옳지 않으나
잠이 덜깬 5시경에야 금지되는 일도 아니니, 룸메이트와 그 교수님 집안에 대해 몇 분간 이야기를 나누며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아무튼 이 포스팅의 주제는 이게 아니다.
올해 여러일로 조금은, 예를 들면 얼마전에 학회를 다녀오면서, 또 지난 워크샵에 나와 동갑인 다른 해외 연구자의 성과와 열정에 기가 조금 죽은 일 같은 일들로 인해 기회와 한계에 대한 생각을 했었다.
물질적 재산의 상속은 세금이 붙지만,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차별은 결국 기회 자체의 상속이 가능한 것에서 비롯하는 것을 많이 본다. 과연 차별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앞서 개인의 일이 될 때 감정이 생기는것은 인간적인 것이다.
'열심히 하면 뭐든 할 수 있겠지'라는 믿음이 통용되던 세상에서 살았던 나는
사회를 접하면서, 올해 이 생각이 좀 순진했다는 판단을 했다.
그러나 '똑같이 열심히 했어도 상황이 지금과는 조금 달랐을 텐데'라는 어리광은 사춘기때처럼 감정적으로 심각하게 억울한 성격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오늘 아침 대화를 통해, 우리 부모님들의 기회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지금이야 우리집이 재벌가나 명문가는 아닐지 몰라도 주변 친구들의 상황을 들으면 감사하게 생각할 수 있을 때가 많은데, 전쟁 후 할머니, 할아버지의 상황 즉, 우리 부모님이 내 나이 때, 집안 상황은 지금과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좋지 않았던 것 같다. 본인께서의 노력의 결과로 아버지는 지금의 상황을 손수 만든 것이다.
상당한 명문가라는 룸메이트의 교수님의 상황과 묘하게 곂치면서 (알반적인 단순화인 것은 알고있지만)
나의 기회에 대한 억울함은 오히려 아버지에 비하면 별게 아니게 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선은 나는 대학원을 공짜로 다닐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세삼 감사하게 느껴졌다.
대학 공부와 다른 무엇인가에 대한 철저함을 추구하면서 연구, 혹은 철학을 공부하게 되면 사람이 확실히 달라짐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이런 일과 잘 맞았고 잘 맞고있는 나에게 이는 감사한 일이었던 것이다.
물론 국내 대학원의 아쉬움을 토로하자면 또 할말이 많고, 이는 우리 학교앞의 술집의 단골 매뉴겠지만, 그렇게 일반적이었던 아쉬움이 새삼 감사함이 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 아니었다.
이런 생각에 이르자, 선천적인 기회의 불균형을 조금이나마 없에고자한 우리의 윗세대에 감사하게 되었고,
지금 내가 느끼는 아쉬움이 결국 나의, 우리 세대의 과제임을 깨닫게 되었다.

살다보면 실체도 없는 사회적, 통상적 관념에 싸워보지도 않고, 순응하면서도 억울할 때가 많다.
그러나 오늘 아침에 한 이런 생각을 통해 어떤 대의 명분 같은걸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변화를 얻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자신감.. 같은 것을 얻었다.
본질적으로 없어질 수 없는 씁슬함에 같이 씁슬해 하지 않고 조금은 통제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일상이 어떤 사람들의 후세를 위한 생각이었다는 것에 시간을 넘어서는 소통을 한것 같이 느껴진다.

2009/12/19 20:44 2009/12/1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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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J2
    댓글달기

    주식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소위 우량주 획득에 혈안이 된다고 하오.
    그러나 무엇이 왜 우량주인지... 스스로 판단은 못한다고 하더이다.
    우리는 아직 ...ING의 삶을 살고 있기에 스스로 명문, 우량주가 되면 되지않겠소?

    어쩌면 부실한 허당(?)으로만 보여지는 소생도 우량주로 평가받는다는 사실~!
    재미있으라고 하는 말이오만 ... J  댓글수정, 삭제

    2009/12/23 13:52

    • Ravic

      우량주라...스스로도 자기를 평가를 하는데, 남들에게 평가 받는걸 굳이 모른척 하는건 아마도 현실 감각이 없는거겠죠?

      누나 요새 어찌 지내시나요? 우량주로 평가받는것도, 우량주를 키워네는 일도 모두 성공하고 계시길!

      연말 잘 보내시고요, 새해 복 많이 받아요! 형님도 서연이도!!  댓글수정, 삭제

      2009/12/28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