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 간의 사진학 강좌 종강 Today's Ravic
3월부터 대전시립미술관의 사진학 시민강좌를 들었다.
12주간의 프로그램이었다는걸 생각해 보면 상당히 긴 시간이었고
사진에 대해 이제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은 기초를 다진것 같아 한참 모자란 시간 같기도하다.
생각해 보면 나는 독특한 배경으로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된 것 같다.
우선 목요일 3시에 미술관에 올 수 있는 몇 안되는 남성이라는 점.
언뜻 미술계와 관련이 없으며, 더군다나 사진을 찍는 것에서 관심이 출발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회화등의 미술사, 미학에서의 공부에서 출발하여 사진 감상의 미학적 의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들어갔다.
이러한 강좌를 듣는다고 하면 주변에서 '사진 찍는것을 배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 사진 보는법을 배우고 싶었고 그런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이 강좌를 들을때마다 얼마나 여러 우연이 곂친 것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인지과학을 배우면서도 그렇고, 미학과 미술사 그리고 이번에 사진학에 대해 배우면서
포괄적으로 느끼는것이 있다.
'보는 것'에 대한 인간의 맹목적 믿음에 대한 것이다.
눈은 뇌의 일부분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보는것은 눈보다 뇌에 의존한다.
특히 보고 이해하는것 즉 보는 법은 상당 부분 뇌에 의존하고 이는 때로 객관적 일수 없는 시스템적 특징을 내포하고있다. 그러나 우리는 보는 것을 신화처럼 숭배한다.
미술과 특히 사진 작품들은 이러한 보는 것의 신화를 부단히 깨려고 한다.
아름다움이라는것은 적은 애너지로 이해하여 내 것으로 할 수 있을 때 느껴지는 것이기도 하다.
독특한 비유이지만 물 속에 들어있는 보이지 않는 물고기는 답답하며, 이미 잡은 죽은 물고기는 재미없지만 손에 잡았으니 팔닥거리면서 잘못하다간 놓칠지도 모르는 조금의 반항을 하는것 그러나 내가 잡고있는 물고기와 같은 것이 아름다움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예상하지 못하는 약간의 반전과 예상할 수 있는 것 사이의 상호작용!
그러나 보는법에 대한 믿음은 새로운 것을 볼 수 없게 만들어 버리고
나의 보는 법을 고수하기 위하여 여러 폭력적인 배척 또한 일어난다.
그러한 것 중 가장 정교한 형태는 아마도
미술과 사진의 매체적 특성을 가져와 나의 보는 법을 재생산하고
예술과의 차이점에 물음을 던지며 으스대는 것이다. '네가 한것 보다 내것이 낫지 않나?' 하는 것이다.
이는 예술의 play하는 법과 동일한 style을 차용하는 것이지만
보는 것에 새로운 진보를 위한 더하기가 아닌 추를 달아 무겁게 하는 빼기적 속성을 가진다.
그런면에서 자신의 시각을 부수고 나오지 않고 그 안에서 하는 play는 비겁하다.
사회를 보면 무엇인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고, 수정해 가는 과정의 부재가 느껴진다.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는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충격에서 시작된다.
물론 이는 쌍방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같은 해결 점에 도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다시 '보는 법'에 대한 것이다.
'보는 법'에 대해 고민해보기 위해선 급진적인 폭력적 방법 전에 예방접종 처럼 예술과 인문학적 충격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말만 하지 그 이유에 대한 공감은 없지 않나?
물론 예술이 예방접종만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 안은 백신을 민들기 위한 치열하고 어려운 세상이 또 있지만 적어도 대중적 백신 한방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강좌도 상당한 우연에 의한 결과여서 개인적으로 고마운 기회였지만 얼마나 이런 기회가 비 대중적인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사진 보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위해 정말 이러한 얘기를 해줄 강사분 하나 만들어 내고 키우기 어려운 세상에서 목요일 오후 3시에 이 교통이 어려운 시립미술관에 앉아있기! 게다가 뒷 분이 농담처럼 얘기하신 "심화반 해요"라는 기회도 이제 또 없다.
이러한 세상에서 사진전이 열리고 팔린 얘기로 사진이 주목 받는다. 예술에 이론과 실기를 분리하는 사고는 예술가만을 위한 교육이지 보는 법을 기르는 교육이 아니다. 이론 없이 이미지만을 생성해 내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Style의 차용이며 궁극적인 퇴보이다.
개인적으로 심화반을 스스로 공부해 나가고 싶은 motivation이 생긴다는 것은 반갑고, 이런 기회가 있었던 것에 감사하지만 내가 공부하는 인지과학과 예술은 배울수록 뭔가 삶과 더 달라 붙어 다가온다. 누구 말같이 '귀족적 취미'로 삶과 떨어져 단순히 즐기고 있는것이 아니다. 그러니 무언가 아쉽고 찝찝한 부분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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