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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있는 방을 정리하고 있다. 그러니까 2007년 8월 말쯤일텐데 방에 처음 들어왔을 때의 기억이 없다.
그동안 7명의 룸메이트가 이 방을 지났던 것 같다.
이사를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누군가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이 반복된 기억으로 남아 기억이 흐릿해진 것 같다.

그래도 나는 4년 반만의 이사라 일이 꽤 된다.
항상 단촐하게 들어와 나가는 꿈을 꿨었는데 다음엔 좀 더 간편하고 가볍게 움직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짐들을 보니
학생으로서의 마지막을 보내면서, 그리고 20대의 마지막을 보내면서
그동안 내가 나로써 결정되고 만들어 지는 것들이 무었이 있었는지 느껴지기 시작한다.

항상 나는 나였겠지만, 이제서야 내가 된 느낌
30즈음 가질 수 있는 편안함이 아닐까 싶다.
작년엔 20대가 끝난다는 것에 견디기 힘들었던 반면
지난 1년동안 계속하여 나이를 인식하고 지낸 것도 아닌데
올해는 아무런 감흥 없이 일상으로서 연말을 보냈다는 것이 신기하다 생각하며 푹 잠을 잤다.
 

2012/01/05 04:46 2012/01/05 04:46
예전 드라마 카이스트를 보면 주인공 중 하나가 외계에 자신의 종족이 있다고 생각하고,
친구들 나 언제 데리러 올거야? 하는 ET에서 모티브를 받은 듯한 말을 하는데

어렸을 때 보면서도 유치한 설정이다 생각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막상 이 곳에 있으면서
그것보다 사실은, 아마도,
나이 들어 나라는 존재가 생겨 가면서
비단 이곳은 아니지만 어딘가 내가 속한 세상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가정의 끈이 위로가 된다.

이러한 감정이 그리고 꽤나 보편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어린 아이에게는 말도 안되던 것이 슬픈 동화가 되는게 어른의 삶인가?

외로울 수는 있어도 넌 혼자가 아닐 것이다라는 얘기를 어떤 분이 어떤 학생에게 해주었다는 말을 보면서
그 사람은 힘들 때 그 말을 생각하면 항상 따듯함을 느낄 수 있겟다는 생각을 한다.

논문 속으로 파고 들어가 앉아있는 수 밖에
왠지 누군가가 가장 열정적일 때의 결과물인 논문에 공감 할 수 있게 되면
저자가 피워 놓은 모닥불을 쬐고 앉아있는 객이 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

서사 이론 때 배운 주인공의 여정이라는게 있는데
제일 중요한 마무리 여정이 집으로의 귀환이다.
나의 지금의 여정이 뭔가 밖으로 나가는 것이되, 또 좀 더 내 세상을 찾는 여정이길 바란다.
2011/06/29 13:25 2011/06/2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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